69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무라카미 류의 1987년작. 급성장의 궤도를 달리던 전후 일본사회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열일곱 살 청춘들의 축제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69'는 포르노그래픽적 상상이 아닌, 비틀즈와 롤링 스톤스, 히피문화가 꽃피우던 1969년을 가리킨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69' 시대의 청춘들은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멈추지 않는 웃음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후진 세상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한다. 입시에 얽매인 교육현실, 권위적인 학교, 기성세대의 강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주인공과 아다마, 이와세의 일탈은 우리의 성장기에서도 흔히 만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 손에는 비틀스의 음반을, 다른 한 손에는 오에 겐자부로를 집어든 소년들이 펼치는 한바탕 폭풍 같은 학원쾌담은 기개에 찬 청춘의 엑스터시를 마음껏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