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 이우
“그가 해방을 눈앞에 두고 요절하지 않았다면, 역사는 달리 흘렀을 테다.”
최고의 이야기꾼 김종광 소설가의 첫 역사소설
1945년 8월 6일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 그곳엔 일본 군복을 입은 한 조선인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조국의 군복을 간절히 입고 싶어했던 그의 이름은 이우. 그는 고종의 5남 의친왕 이강의 아들로 태어나, 흥선대원군의 장손 이준용이 사망하자 양자로 입적되어 운형궁의 네 번째 주인이 되었다. 8월 7일 니노시마 해군병원에서 눈을 감았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33세였다.
『왕자 이우』는 능청스런 입담과 해학으로 이야기꾼으로 주목받아온 김종광 소설가가 김종광만의 문체로 쓴 첫 역사소설이다. 작가는 이우의 삶을 “일제강점기 조선어 신문에 ‘이우공’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기사”를 바탕으로 능청스럽게 사실이 기록된 ‘실록’처럼 되살려 냈다.
소설은 「이우 실록」과 「이우 외전」으로 나뉜다. 「이우 실록」은 “일제강점기 신문과 각종 문헌에 기록된 단편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이우의 생애를 복원한 팩션”이다. “지금까지 발굴된 사료로는 이우의 사상과 구체적인 활동에 대해서 거의 확증할 수가 없다. 그러나 소설 형식을 빌려, 이우를 광무제와 융희제(순종)의 유지를 받는 왕조의 후계자로, 고뇌하는 청년으로, 대중을 사랑했던 지식인으로, 자주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유일한 인물”로 그려냈다.
「이우 외전」은 「이우 실록」에서의 이야기가 연결된다. 이우가 일본에서 죽지 않고 조선으로 살아 돌아와서 대한대중공화국 정부를 구성하고 자주독립전쟁을 일으킨다는 거대한 이야기는, 일종의 구전설화다. 소문들이 떠돌다가 큰 소문으로 뭉쳤고, 소문은 이야기의 뼈대를 갖추었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사이에 살이 붙었다. 떠도는 이우 설화를 집약하여 하나의 소설로 엮은 것이, 「이우 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