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밀림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야생 호랑이와 개마고원 포수의 숨 가쁜 추격전.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7년 만의 승부.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김탁환 작가의 신작. 정확한 고증과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가장 매혹적인 팩션을 보여주었던 작가가 이번에는 ‘극한의 승부’를 선보인다. 그는 15년 동안 소설을 쓰며 쌓은 공력을 모두 쏟아부어, '백호와 한 사내의 대결'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해 방대한 자료 조사, 제주도와 러시아를 아우르는 현장 답사, 불면의 밤을 수놓은 퇴고과정을 거쳤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호랑이 추격에 전 생애를 건 포수, 산.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이는 밀림이었던 백호랑이, 흰머리. 그들은 7년 동안의 악연을 끊기 위해 개마고원 설산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그러나 때는 1940년대 초, 일본이 한반도를 지배했던 시절이었다. 밀림조차 온전히 밀림으로 남아 있을 수 없었던 그때, 동물적인 감각과 야성으로 조선 산천을 누볐던 그들은 이제 공공의 적이 된다. 생을 걸고서라도 무너뜨려야 했던 적과 한 운명이 된 ‘두 짐승’. 과연 그들이 맞서야 하는 최후의 적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이 작품은 조선의 마지막 야생호랑이와 그 뒤를 쫓는 포수의 7년에 걸친 복수극이 아니다. 생을 걸고 무너뜨려야 할 적이었던 그들이 또 다른 누군가의 적이 되면서 얽혀드는 이야기이자 야성을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 죄가 되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도 서로만을 노려보며 끝까지 나아갔던 자들의 거칠 것 없는 승부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소개
단정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기억과 자료를 가로지르며 작품들을 발표해 온 소설가 김탁환. 방대한 자료 조사, 치밀하고 정확한 고증, 거기에 독창적이고 탁월한 상상력을 더하며 우리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는다.
소설가 김탁환은 발자크처럼 방대한 소설 세계를 꿈꾸는 ‘소설 노동자’다. 그래서인지 그는 일종의 강박처럼 매일매일 50매 분량의 소설원고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메워왔다. 그렇게 지난 10년 간 40여 권의 소설을 써왔다. 대략 지금까지 4만 매가 넘는 원고를 써온 셈이다. 소설 쓰기에 대한 성실함 때문에 소설가 김탁환을 세상사에 어두운 백면서생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그는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끊임없이 변신하는 소설가다. 그래서 황진이, 이순신, 혜초 등의 역사적인 인물들을 풍부한 고전지식과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내는 팩션을 쓰는 한편, 과학자 정재승과 함께 장편 「눈 먼 시계공」을 신문에 연재하며 사이언스 픽션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영화/드라마 등의 미디어들과의 협업작업에 뛰어들어 ‘스토리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는 서울 곳곳에 위치한 집필실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며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1968년 진해에서 태어났으며, 창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87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였고, 1989년에는 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에 「길안에서의 겹쳐보기-장정일론」으로 당선되었다. 학부 시절 '문학예술연구회(약칭 문예연)'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였고, 1991년 대학원에 진학하여 고전소설을 공부하면서 틈틈이 시와 소설을 습작하였으며, 1992년부터 1993년까지 노동문학회 '건설'에서 활동하였다. 1994년 『상상』 여름호에 「동아시아 소설의 힘」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 1995년부터 3년간 진해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서 국어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건양대학교 문학영상정보학부 전임강사, 한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의 조교수로 재직했다.
장편 소설로 『허균, 최후의 19일』, 『압록강』, 『독도 평전』, 『나, 황진이』,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방각본 살인 사건』,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등을 펴냈으며 『불멸의 이순신』과 『나, 황진이』는 KBS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 밖에 소설집 『진해 벚꽃』, 문학 비평집 『소설 중독』, 『진정성 너머의 세계』, 『한국 소설 창작 방법 연구』, 『천년습작』 등이 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로 디지털스토리텔링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