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헤밍웨이와 더불어 현대 미국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피츠제럴드의 중ㆍ단편소설집
최근 고전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하는 가운데 영화 〈위대한 개츠비〉가 5월 초 개봉을 앞두고 있어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랑 루즈〉를 통해 화려한 영상미로 유명한 바즈 루어만 감독이 연출하고 〈타이타닉〉, 〈인셉션〉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 때문에 원작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레미제라블〉을 통해 ‘스크린셀러’의 위력을 실감한 독자들이 벌써부터 피츠제럴드 문학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작년에 〈클래식 보물창고〉 시리즈로 선을 보인 『위대한 개츠비』(보물창고, 2012)도 온ㆍ오프라인 서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최고의 황금기였던 1920년대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당시를 살았던 젊은이들의 고민과 방황, 사랑과 낭만을 생생히 그린 피츠제럴드는 헤밍웨이와 더불어 미국 현대 문학의 거장으로 꼽힌다. 국내 독자들은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피츠제럴드 문학에 관심과 애정이 매우 높아졌다. 하지만 국내 서점가에서 그의 다른 작품들을 만나 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그는 평생 160여 편의 중ㆍ단편소설을 발표했던 단편소설의 대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번역된 작품집(완역본)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동시에 출간된 피츠제럴드의 중ㆍ단편소설집 『말괄량이와 철학자들』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더 많은 그리고 새로운 피츠제럴드 문학을 염원하던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할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두 책은 피츠제럴드의 첫 번째 작품집인 『말괄량이와 철학자들』과 두 번째 작품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한 편도 빼놓지 않고 고스란히 우리말로 옮긴 완역본이다.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은 탄탄한 구성과 기발한 유머, 세련된 은유와 상징, 탁월한 반전이 묘미로 꼽히는데 〈클래식 보물창고〉 시리즈로 마련된 『말괄량이와 철학자들』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이러한 특징과 매력을 독자들에게 오롯이 전달한다. 독자들은 ‘재즈 시대’ 한복판에서 들려주는 피츠제럴드의 이야기를 통해 『위대한 개츠비』가 탄생하기까지 끊임없이 실험하고 노력했던 그의 문학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편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와 감동으로 포만감을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