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소비를 말한다
우리의 미래, 윤리적 소비에 달렸다!
내 옷을 만든 나라, 공장, 사람들을 만나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세계화의 뒷이야기, 그리고 생각하는 경제활동과 윤리적인 소비에 대해 고민하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살아 있는 르포기행문이다.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의 97%는 해외에서 만든 것들이다. 기자이자 블로거인 이 책의 저자 켈시는 티셔츠는 온두라스, 청바지는 캄보디아, 샌들은 차이나 등 어느 날 자기가 즐겨 입는 5가지 물품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발견하고, 직접 그것이 생산되는 나라와 공장에 가서 노동자들을 만나보기로 결심한다. 사실 그가 이해하고 싶었던 것은 세계화된 일터에서의 노동 절차, 영향력, 경제학, 정치학에 관련된 팩트와 숫자들 뒤에 가려지고 버려진 그 5가지 물품을 만든 사람들의 삶, 인격, 희망, 꿈이었다. 세계화에 따른 제조업의 아웃소싱은 일반화되었지만, 지구촌 곳곳에서 물건을 만드는 노동자들의 삶을 알려주는 자료는 거의 없다.
저자는 세계화의 그늘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엄격한 설교자이기보다는 세계화의 현장을 안내하는 명쾌한 여행 가이드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 무엇을 잃었는지 궁금한 이들은 그의 탐사 여행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는 경제활동에 대한 탐사보고!
대기업의 제3세계 국가에 위치한 기업들에 대한 아웃소싱 행태와, 이들 국가의 열악한 고용환경에 대해 비난을 하는 사람은 종종 있다. 그런데 그런 행동의 결과가 해당 기업에서 일하는 저임금 근로자의 실직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저자는 여러 제3세계 국가들의 공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살아 있는 근로자들의 삶의 모습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방글라데시에서 속옷전문 바이어인 것처럼 가장한 덕분에 목격한 아동노동의 현장을 증언하고,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어오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어쩔 수 없이 큰아들을 보낸 홀어머니의 눈물겨운 하루에 동행해 밀착 보도를 벌이기도 한다. 캄보디아에서는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는 이들과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건널 수 없는 차이를 경험한다. 중국에서는 세계화가 가져온 대가와 중국 경제기적의 암울한 이면을 목도한다.
점점 가난해지기만 하는 피복 노동자들과 자신이 향유하고 있는 서구식 라이프스타일이 너무나 다른 두 개의 세계 사이를 오간 저자는, 결국 세계화와 아웃소싱이라는 허울 좋은 약육강식의 시장경제가 지닌 진짜 얼굴을 낱낱이 보여주고자 애쓴다. 대형 할인점에서, 혹은 비싼 부티크에서 우리가 사들이는 상품의 ‘메이드 인’ 라벨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사람들’의 애환이 서려 있음을 떠올리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볼링 한판, 방글라데시 노동자들과는 롤러코스터 타기를 해가며,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경제의 폭력과 그것에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 사람들 사이에 놓인 간극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다리를 놓고 싶어하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글로벌화는 머리로 이해하기는 쉽지만, 가슴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머리와 가슴으로 서로 다르게 이해해온 글로벌화의 콘트라스트가 이 책을 통해 좀더 명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