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수업 천양희 첫 물음
‘왜 쓰는가, 어떻게 쓸 것인가’
이것이 나의 작가수업이다!
등단 50년, 시인 천양희의 단 하나뿐인 작가수업
1965년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한 후, 문단과 독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천양희 시인의 삶과 문학적 체험, 시 창작 강의를 담은 ‘다산책방 작가수업’ 시리즈의 첫 번째 권, 『작가수업 천양희』가 출간됐다. 시인은 “시인으로 산 지 올해로 오십 년”, “시의 나이 지천명”이 되었다.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등의 시집을 냈고,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문학부문),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우리나라의 대표시인이라 불리지만, 시인은 “시에는 나이가 없다”는 생각으로 여전히 시의 현장에서 “알 수 없는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21쪽)
“기차를 보면 긴 기차를 끌고 가는 기관사”가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되고 싶던 소녀는,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에 문학소녀가 되어 시인을 꿈꿨다. “그땐 시인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몰랐지만” “그 꿈은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지 십오 년 만에” 대학생이 되어 이루어졌다.(15쪽) 『작가수업 천양희』에는 천양희 시인이 막연히 시인을 꿈꾸던 소녀시절부터 “시를 쓰면서 가장 힘들 때는 아파서 글을 쓰지 못할 때”라고 말하는 지금까지의 한 시인의 성장기가(56쪽), 시인이 지금까지 시를 쓰고 읽고 공부하며 깨달은 “왜 쓰는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
나에게 왜 시를 쓰느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잘 살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잘 산다는 것은 시로써 나를 살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시와 소통할 때 가장 덜 외롭다.
나는 왜 시를 쓰는가, 쓰려고 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마다 시를 쓴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하게 된다. 시인은 일상 속에서도 일상 너머를 봐야 하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상식적 감각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시도 삶도 바뀌게 된다. _본문 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