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인페르노(지옥)
▶ 내용 소개
인간의 사후 세계를 그린 상상력의 끝!
도덕적 인간으로 성장할 방향을 제시하다
인간의 손으로 창조한 최고의 작품, 인간 상상력의 정점을 보여 준 희대의 서사시 《신곡》이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34권으로 출간되었다. 로마제국 황제의 군림하에 다수의 소국가로 분할되었던 이탈리아 반도의 통일을 꿈꾸었던 단테의 《신곡》은 정치가로서 숱한 좌절들을 경험하고 망명자 신세가 된 단테의 영적(靈的) 여행을 기록했다. 단테가 서술하는 지옥은 깔때기형의 9층 구조를 이루고 있다. 늪이나 호수에서는 악취와 증기가 피어오르며,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 쏟아지는 비와 우박으로 지옥은 잠시도 조용하지 않다. 그는 지옥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괴로움 속에 빠뜨렸던 비도덕적인 사람들이 사후에 고통받는 모습을 그려 냈다. 단테는 우리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소한 잘못도 지목하고 있다. 바티칸 교황청에 들어간 것처럼 경외심을 느끼게 하는 《신곡》의 첫 번째 이야기 ‘인페르노(지옥)’는 우리에게 도덕적 인간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필독서다.
인간이기를 원하는 자
모두 지옥에 갈지어다
《신곡》은 인생의 크고 작은 물음에 관해 우리에게 충분한 고민의 단초를 제공한다. 고전 명작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삶에 유효한 메시지는 언제든 새롭게 재생된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예술가, 작가, 비평가들이 《신곡》을 다루는 이유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이며 세속적인 우리의 삶이다. 그리고 다만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인간이기에 저지르는 수많은 과오 속에서 인간이길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관해 질문하며 살아가는 일이다. 그리하여 정답과 오답만이 존재하는 세상과 별개로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게 맞는 답을 찾아 순례의 길을 떠나야 한다. 비록 베르길리우스가 곁에 없을지라도 용기를 내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어야 한다. 스승인 브루네토 라티니(Brunetto Latini)가 단테에게 ‘너의 별을 따라가거라.’ 하고 말했듯 말이다.
《신곡》의 〈인페르노(지옥)〉에서 나오는 9개의 ‘지옥의 문’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이야기의 문’으로 읽혀야 한다. 그 문에 들어서면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삶의 봉분으로 가진 사람들이 《신곡》의 주인공인 셈이다. 우리는 단테와 같은 겸손한 청자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 자신의 이야기로 《신곡》의 한 페이지를 채워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비극이든 희극이든 말이다. 그렇다면 지옥의 문에 새겨진 “여기로 들어오는 너희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인페르노〉 제3곡 9행)라는 비문의 글귀는 이렇게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신의 뜻을 거스른 죄, 인간이길 원하는 자, 모두 지옥에 갈지어다.’
실은 희망이 없는 곳이 지옥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아름다운 지옥에서의 여행은 오늘 끝나지 않는다. 연옥과 천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므로. 고민은 끝나지 않고 오답은 끊임없이 수정되며 지리멸렬한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 줄거리
단테는 35세가 되던 해, 어두운 숲 속을 헤매다가 맹수들에게 앞을 가로막혀 절망에 빠져 있다. 맹수들을 피해 도망을 가던 중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영혼이 나타나 지옥, 연옥, 천국을 보여 주겠다고 한다. 단테는 잠시 두려움에 사로잡히지만, 마음속 정인 베아트리체가 그를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영적 여행을 시작한다. 맨 처음으로 간 지옥은 아홉 개의 권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지옥에서 신앙을 갖지 못한 자, 애욕에 사로잡힌 자, 욕심쟁이, 구두쇠와 낭비벽의 죄인, 분노죄를 범한 죄인, 이단자들, 자살자, 사기범, 반역자들이 고통받는 참상을 목격한다.